전업투자자로서 마주한 ‘지루함’이라는 진짜 문제

Written by: 또아악 TTAAK

Published on: 5월 30, 2026

오늘은 조금 솔직한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수익률, 종목, 시장 흐름, 차트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지만… 사실 오늘 제 머릿속을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단어는 의외로 “지루함”이었습니다.

항상 주말마다 다음 주 매매를 진행할 계획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증시가 열리면 계획에도 있지 않았던 종목의 차트에서 억지 근거를 찾고, 작은 진입을 하고, 그 금액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여, 비중을 키우거나 레버리지 상품까지 찾아서 보게 됩니다.

결국 문제는 레버리지 상품을 누른 순간부터 시작 된 게 아니었습니다.

계획 밖 종목을 찾기 시작한 순간, 이미 무너지고 있었던 겁니다.

2주전 한달동안의 수익을 단 하루만에 손해를 보고 다시 회복을 하고, 또 어제 장마감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지금 이 시간에 이 블로그를 통해 메모를 남깁니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연치 않게 이 글을 보는 나와 같은 전업투자자를 위해서..


저는 그동안 시장이 움직이면 나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장이 열려 있으면 뭔가 해야 하고, 차트가 움직이면 나도 반응해야 하고, 현금이 있으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스윙트레이딩은 원래 그런 방식이 아니죠.

스윙트레이딩은 기다림의 비중이 훨씬 큽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관찰, 보유, 대기입니다.
문제는 이 대기가 너무 지루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면, 좋은 전략도 이상한 행동으로 변질됩니다.

일봉과 주봉을 보고 시작한 매매가 어느새 분봉에 흔들리고, 스윙으로 들어간 포지션인데 단타처럼 관리합니다.
기다려야 할 자리에서 괜히 매도를 하고, 다른 종목을 찾습니다.
그리고 결국, 원래의 전략과는 전혀 다른 매매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매번 똑같은 실수로 자산형성에 큰 방해가 되는 나의 문제를 이번에 고치려합니다.

지루함은 매매 신호가 아니다.
지루함은 위험 신호다.

지루하다는 이유로 종목을 찾고 싶어질 때, 그건 기회를 발견한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그냥 뇌가 자극을 찾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전업으로 시장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 그렇습니다.
하루 종일 차트를 볼 수 있다는 건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주 큰 위험이라 생각합니다.

많이 본다고 더 좋은 결정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너무 오래 보면, 원래 세웠던 계획이 흐려지고 감정이 끼어들 틈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장중에 이런 규칙을 조금 더 엄격하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 장중에는 새로운 종목을 함부로 찾지 않기.
  • 관심 종목은 전날 밤이나 장 마감 후에만 정리하기.
  • 장이 열려 있을 때는 이미 정해둔 종목과 조건만 확인하기.
  • 그리고 조건이 없으면,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

말은 쉽지만, 저에게는 이게 꽤 어려운 훈련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평생을 이 규칙을 지키지 못했거든요.


또 하나 고민했던 게 있습니다.
이런 저의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가만 있었던 것만은 아니였거든요.

장이 열려 있을 때 억지로 매매하지 않으려고 게임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옵니다.

“나는 전업투자자인데, 장중에 게임을 해도 되는건가?”

이 질문이 저를 꽤 불편하게 만들었고, 왠지 게으른 것 같고, 일을 안 하는 것 같고, 도망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위 생각을 하며 게임을 닫고 억지로 시장을 쳐다보고 매매를 하면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2026년 5월 시장을 끝으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게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행동이 계좌를 보호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조건 없는 시장에서 계속 차트를 보다가 뇌동매매를 하게 된다면, 그건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 계좌를 위험하게 만드는 행동이란걸요.
반대로 계획을 세우고, 알림을 설정하고, 조건이 올 때까지 차트를 보지 않기 위해 잠시 게임이나 다른 활동을 한다면,
그건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일종의 보호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2025년도 3~4월 쯤 관세전쟁 하락이 나왔을때 저점에서 매수를 진행하여, 팔고 싶을때마다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을 하면서
1년동안 계좌를 지켰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지루함을 견딜 수 있다면, 잠시 시장에서 눈을 떼는 것도 전업투자자의 업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도파민에 뇌가 고장난 저에게는 이 말이 꽤 위로가 됐습니다.

매매하지 않아야 할 때 매매하지 않는 것도 일이다.


앞으로 저는 “많이 매매한 날”을 좋은 날로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이런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계획에 없던 종목을 보지 않았는지.
지루함 때문에 진입하지 않았는지.
손실 후 바로 복구 매매를 하지 않았는지.
현금을 억지로 투입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하지 않아서 지킨 돈이 있었는지.

어쩌면 전업투자자로 오래 살아남는 데 필요한 건 대단한 예측력보다, 이런 자은 자기 통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익이 난 매매보다, 하지 않아서 지킨 매매.
화려한 진입보다, 조한 비진입.
계속 시장을 보는 성실함보다, 볼 필요가 없을 때 보지 않는 절제.

최근의 반복된 실수로 이걸 배우는 중입니다.


저는 기회를 못 찾아서 힘든 게 아니라,
기회가 아닐 때 가만히 있지 못해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지루함을 적으로만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루함은 제가 무너지는 시작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니까요.

앞으로 지루함이 올라올 때마다 이렇게 말해보려 합니다.

“지금은 매매할 시간이 아니라, 기다릴 시간이다.”
“현금은 놀고 있는 돈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는 무기다.”
“나는 움직임을 먹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자리만 먹는 사람이다.”

장이 조용할 때 괜히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아무것도 안 하면 뒤쳐지는 것 같은 마음을 이제부터 없애보려합니다.

이제부터는 조금씩, 정말 조금씩이라도 기다리는 힘을 길러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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